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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이야기

정의당이 좀더 정의당스러움으로 가는 계기로 삼아야...

  • 관리자 (ptcf)
  • 2020-04-17 11: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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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 대표의 눈물을 보면서...

 

정의당원(다른 정당 당원도 아니지만)은 아니지만 심상정 대표의 눈물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연민의 정이 든다. 개인적으로 민주당이 보수정당의 한 축으로, 정의당 등 진보정당이 한 축으로 정당구조가 개편돼야 우리사회의 변화가 가능하다고 희망하고 있기에 정의당이 처한 현실이 씁쓸하지만 한편으론 좋은 계기가 되는 총선결과라는 생각도 든다.

국민이 미래통합당을 심판하고 압도적으로 더불어민주당에게 기회를 준 지금 시점이 정의당에게는 새로운 정체성과 전망을 만들어 갈 성찰의 시간이 생겼고, 민주대연합의 허상에서 벗어날 이유가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지지자들은 의석수가 적어서, 야당이 발목을 잡아서 핑계를 대며 아직은 범진보진영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민주, 반민주 구도를 강조했는데 이제는 민주대연합론이 발붙일 공간과 이유가 없어졌다. 민주당 스스로가 민주연합을 필요로 하지도 않을 것이다. 정의당 지지자중에서도 민주대연합에 경도되어 정의당다움보다는 민주당다움에 시선이 가 있기도 했는데 제대로 된 정체성과 실천성을 보여 줄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국민이나 시민사회 입장에서도 이번 총선결과는 사회개혁에 대한 더 많은 짐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지게 된 것이며, 그 많은 의석을 가지고 대체 뭘 하고 있냐며 물어 나갈 것이다. 더 이상 국민탓, 야당탓, 환경탓을 민주당이 할 수 없게 된 지금 상황은 어느 평론가가 얘기하듯 이제는 ‘민주 대 보수’ 구도가 해체되고 ‘민주당 대 반민주당’ 구도가 형성 된 것이다.

심상정 대표가 눈물을 흘리며 말한 "슈퍼 여당 시대에 진보야당의 역할이 더 막중하다는 걸 유념하겠다"며 "국회 장벽을 넘지 못한 여성·청년·녹색·소수자 삶을 대변하겠다. 집권여당이 기득권 앞에서 망설일 때 개혁을 견인하겠다"는 말을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따라 정의당의 미래가 달려 있을 것이다.

지역에서 만난 정의당원들을 보면 착하긴 한데 낭만적 자유주의자라는 인상이 깊다. 자기들끼리의 폐쇄적 소모임이라는 인상도 받는다. 불철저한 사회인식과 생활양식으로 고착화된 구조를 어찌 헤쳐 나가며 노동·여성·청년·녹색·소수자의 삶을 대변할지 물음표가 들 때도 있다.

분명한 것은 기존 정당과 정치세력이 국민의 삶을 대변하고, 한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제부터가 정의당 등 진보정당이 그 역할을 더 치열하게 절실하게 해줘야 한다.

정의당이 공중전에만 치중하지 말고 아래로부터 조직하고 시작해야만 국민들의 변화의 욕구를 담아 낼 그릇을 제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위로부터의 가치와 실천의 재정립과 아래로부터의 대중적 진보정당 운동이 맞물려야 힘 있는 재출발이 가능하다. 정의당의 정체성이 사회적 기반, 사회적 목적 실현으로 한다는 점이 뚜렷하면 좋겠다. 상황의 어려움, 곤란함을 이유로 모호성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서민 대중, 사회적 약자층의 입장과 진보주의 가치를 중심에 두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민주주의의 문제나 민생의 문제에 있어서는 실천적 대응이 필요하다.

풀뿌리인 지역에서부터 좀 더 치열성과 절실함이 나타나면 좋겠다. 지방의원 후보조차 내지 못하는 취약한 정당 구조는 문제가 있다. 우리끼리의 낭만과 자족으로 냉혹한 정치현실에서 살아남기는 어렵다. 정성을 다해 지역과 세상을 바꿔나가려는 담대함과 절실함이 필요하다.

새로운 정치 지향과 가치를 적극 주장하지만 모호성에 머무르고, 정작 주체에서는 사회적 기반을 갖춘 다양한 세력의 참여를 조직하지 못하면,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생활정치의 실질적 토대가 되는 ‘풀뿌리부터’ 의 재조직과 진보적 가치·의제 재정립, 대중적 진보정당운동의 시스템과 주체 형성부터 성찰과 혁신의 마음으로 시작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삶의 방식, 사회경제적 환경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 이전보다 더 나은 사회의 전망을 정의당은 진보적 의제로 이끌어가야 한다.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정당정치의 퇴행을 보여 준 선거제도 개혁, 사회경제위기·기후위기·불평등·성폭력·혐오와 차별에 맞서 정의당스러움을 제대로 보여 준다면 이번 총선결과가 안타깝긴 하지만 새로운 계기, 출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심상정 대표의 눈물이 좋은 자양분이 되기를 희망한다.

2020년 4월 17일. 평택시민재단 이사장 이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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