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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게는 쓸 돈이 없다던 평택시가 퇴폐주점(방석집)에는 3억원 이상 시민 혈세로 간판개선 사업을 해 주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방석집 특화관광지를 조성하려는 겁니까?-
이 은 우(평택시민재단 이사장)
2월 27일 평택시는 치적사업을 자랑하기 위해 언론브리핑을 열었습니다. '통복시장로 퇴폐주점 골목 집결지 일원 간판 개선사업'이라는 제목으로 "주민 요구에 대한 시장님의 관심 사안이었다”고 시장님 자랑까지 덧붙이며 "간판을 재정비하고 나니까 전과는 달리 거리가 훨씬 깨끗해지고 밝아졌다"고 홍보를 했습니다. 정장선 시장님은 "통복시장로 방석집 일원의 간판 개선사업을 통해 통복동민들의 숙원사업을 해결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도시미관을 저해하는 요소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언론브리핑을 접하며 수년 전 민주당 시의원이 평택시의회 의사일정 중 평택역 부근의 성매매 집결지인 일명 ‘쌈리’와 관련 “쌈리 일대를 역사가 있는 특화거리로 만들 수 있는 방안은 없냐”, “서울에서 친구가 내려오면 이 지역 일대를 구경 시켜준다”고 했던 부적절한 발언이 떠올랐습니다.
통복시장로 퇴폐주점 골목 집결지 일원 간판 개선사업 역시 방석집(사실상 성매매 업소)을 “성문화(?)가 있는 깨끗한 특화거리로 만들자”는 연장선에서 나온 것 같아 매우 황당하고 평택시 공무원들의 수준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나 의아합니다. 많은 시민들도 맘카페 등에서 시가 시민 혈세로 퇴폐주점 인테리어를 해 주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평택시가 간판 개선사업을 한 거리는 일반 점포도 소수 존재하지만, 대다수가 ‘방석 위에 앉아 대접을 받는 집’이라는 의미의 속칭 ‘방석집’으로 불리는 성매매 업소가 밀집해 있는 지역입니다. 그러다 보니 오랫동안 방석집들의 선정적인 간판과 성매매 영업 등으로 인해 제2의 ‘쌈리’로 인식되어 편하게 다니기 어려운 낯 뜨거운 거리가 되어 왔습니다. 특히 청소년들의 교육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오면서 퇴폐업소들에 대한 단속과 폐쇄 요구가 많았던 곳입니다.
그런 곳에 평택시가 3억원이 넘는 시민 세금을 지원해 방석집들 간판을 새로 해 주고 거리가 깨끗해졌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불법, 편법, 퇴폐 영업에 대해 단속 한 번 제대로 하지 않던 평택시가 갑자기 방석집 간판 개선사업을 치적사업인냥 홍보하고 있는 것은 정의로운 행정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시정운영에 대한 철학 빈곤만 보여줍니다. 미관만 좋아지면 방석이 없어지나요? 겉과 속은 달라도 되나 봅니다.
대다수 주민들이 원했던 것은 간판 개선이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이었습니다. 퇴폐 성매매 업소를 없애고, 쾌적하고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방석집 업주들을 위한 선심성 정책이 아니라 주민들을 위한 맞춤형 정책을 원했던 것입니다. 평택시민들의 혈세가 ‘눈 가리고 아웅’ 에 사용되는 것을 원한 것이 아니라 성매매 온상인 방석집을 근본적으로 없애고, 통복시장과 연계한 종합적 정책을 통해 품격있는 거리를 만드는 일에 시민 혈세가 사용되길 원했던 것입니다.
평택시가 간판개선 사업을 방석집에 해주며 불법 퇴폐 영업, 성매매 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나 위반시 자진 폐쇄 각서라도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몇 개월 뒤에 다시 선정적 간판, 선팅이 등장하면 간판비를 업주들에게 돌려 받을 수는 있는 겁니까?
정장선 시장님! 홍보가 아니라 사과가 필요합니다. 시장님 돈이면 이렇게 썼을까요?
시장님의 관심 사안은 방석집 간판개선을 해줬더니 외형적으로 깨끗해졌다고 좋아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형식은 일반 음식점이지만 내용은 불법적인 성매매를 자행하는 방석집들이 평택에는 발을 붙이지 않도록 하여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는 평택, 시민의 행복지수가 높은 평택을 만드는 일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방석집 지원사업은 외형만 깨끗하면 내부에서는 뭘 해도 좋다는 것을 용인하는 개념 없는 정책에 지나지 않습니다. 성매매를 용인하고 조장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황당한 정책입니다. 오히려 평택에서는 성매매 유형의 퇴폐업을 해도 괜찮다는, 평택에서는 성매매 퇴폐업소를 해도 시가 지원해 준다는 잘못된 선례를 만든 것입니다. 성매매나 유사 퇴폐업을 조장, 옹호하는 도시라는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불법, 탈법, 퇴폐영업을 독려하고 활성화 시켜 주는 나비효과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보셨습니까? 설마 방석집 특화거리를 만들어 관광객(?) 유치에 이바지하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이곳의 사례를 보고 다른 성매매 집결지나 유사 퇴폐업소에서 우리도 단속을 하지 말고 간판 개선사업 등을 시 예산으로 해 달라고 할 경우 시장님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어느 마을에는 고장 난 가로등 고칠 돈도 없다고 하면서도 방석집에는 3억원 이상 시민 돈으로 성매매 양성화 정책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간판 개선사업을 해 주는 것은 시민들의 동의를 구하기 어려운 몹쓸 행정입니다. 상식과 원칙, 기본이 바로 선 행정을 원하는 것이 이리 어렵단 말입니까? 시민들이 갖는 기대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민을 중심에 놓는 행정, 위기에 빠진 나를 구해주리라는 믿음을 갖게 하는 행정일 것입니다.
본질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방석집 지원사업에 대해서는 3월 5일 평택시에 정보공개 청구(상세 내역은 생략)를 했습니다. 불법, 탈법 영업을 해왔던 방석집 간판개선 사업 전반에 대해 청구를 했는데 시가 언론브리핑까지 했던 치적사업인 만큼 구체적 사항들을 공개 못할 이유는 없다고 여겨집니다. 예산 집행의 타당성, 형평성, 공정성, 합목적성을 잘 살펴보고, 성매매 양성화 정책으로 비추어질 우려는 없는 것인지 확인하고 다시 시민들에게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해충돌 우려가 있는 일부 도·시의원이 이 사업에 관여하고 사익을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해 보려 합니다.
※추신/ 어르신들이 글은 잘 읽고 있다 하시면서 짧게 써 달라고 부탁을 해오셨는데 이번에도 길어졌습니다. 죄송하며 다음부터는 짧게 짧게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이 길어진 김에 덧붙이겠습니다.
몇 개월 전부터 선포식, 기공식, 착공식 행사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보여주기 일회성 행사에 과도하게 행정력과 시민 세금이 낭비되고 있는 것 같아 그리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시에 돈은 없다면서 공무원들이 시장 좋아하는 이벤트 행사에만 신경 쓰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 돈만 아껴도 마을별로 가로등 하나씩 세워 밝고 안전한 거리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 듭니다. 그런 행사 줄이고 아껴 주세요.
그리고 도·시의원들도 일회성 낭비성 행사 등에 가서 박수만 치지 말고 시민 혈세가 제대로 사용되도록 시에 대한 견제, 감시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합니다. 우리가 자주 쓰는 말. “내 돈이면 이렇게 쓰고 이런 이벤트 할까?”. 대접에 익숙해지지 말고 역할에 익숙해지길 바랍니다.
[아래 사진은 작년 12월 24일 평택시청에서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주최한 “쓰레기보다 못한 평택시 행정 규탄 기자회견” 퍼포먼스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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