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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꽃밭, 평택시민재단
얼마 전 권정생 선생님의 동화 “오소리네 집 꽃밭”을 읽었다. 오소리 아줌마는 갑자기 불어온 바람에 장터까지 날아갔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학교 담장 너머 잘 가꾸어진 꽃밭을 보게 된다. 봉숭아, 채송화등 이름도 모르는 예쁜 꽃들이 가득한 꽃밭을 부러워하며 “나도 집에 가서 예쁜 꽃밭을 만들어야지”하고 다짐한다. 집에 돌아온 오소리 아줌마는 아저씨와 함께 꽃밭을 일구기 시작한다. 그런데 괭이로 땅을 팔 때마다 패랭이꽃, 잔대꽃, 도라지꽃, 용담꽃 등이 걸리는 것이었다. 아저씨의 괭이질을 멈추게 했다. 이미 집 주변에 피어있는 예쁜 들꽃들을 보고 “우리 집 둘레엔 일부러 꽃밭 같은 것을 만들지 않아도 이렇게 예쁜 꽃들이 지천에 피었구려” “이른 봄부터 진달래랑 개나리랑 가을 산국화까지 피고 지고 또 피니까요.” “겨울이면 하얀 눈꽃이 온 산 가득히 피는 건 잊었소?”하며 오소리 아줌마, 아저씨, 산비탈에 꽃들도 모두 ”하하하, 호호호!“ 웃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금곡1리 폐기물시설 처리 ‘허가 취소’에 마을잔치가 열렸다. 국도 바로 안쪽으로 아늑한 언덕으로 둘러쳐 있고 그 안에서 자연과 더불어 오랜 시간 서로의 이웃이 되어 살아 온 아름다운 시골 마을이다. 앞이 탁 트여 있는 곳이라 일을 하다가 잠시 땀을 닦으며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풍경이다. 그곳에 폐기물 시설이 들어온다는 것은 마을이 죽음의 골짜기가 되는 수순이었다. 60대 이상의 주민들이 음식을 만들고 오시는 손님들을 반갑게 맞으며, 그동안 함께 했던 일들에 대한 격려와 감사의 말을 전하는 잔치다. 그러나 두 달 전 마을 주민들을 만났을 때 이렇게 저렇게 들은 이야기를 나누며, 어떤 이는 희망을 어떤 이는 절망으로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이은우 이사장은 “걱정하지 마셔요,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하지 마셔요, 평택시의 행정이 잘못되었기에 우리가 하는 싸움은 정당한 것이고 반드시 이길 것입니다”라며 위로하고 힘을 주는 모습을 보았다. 흔들리면서도 흩어짐 없이 허가 취소가 나오기까지 마을 주민이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평택시민재단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평택시민재단은 오소리 아줌마가 발견한 자연 공동체 안에 꽃들의 소중함을 알고,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보듬고 있다. 시민 한 사람이 삶의 터전을 가꾸고 어우러지며 살아온 사람들의 평화를 존중한다. 자기를 위해 아무것도 원하지 않도록, 자신의 욕구는 제쳐놓고 타인을 위해 봉사하고 돌보도록 사회화되고, 강요받아왔던 기지촌 할머니! 그분들께 한결같은 사랑으로 1년에 두 번에 걸쳐 여행을 보내드리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명절에 선물을 마련하고 따스한 밥한 끼 대접한다. 그 열매로 할머니들은 진정 원하는 것이나 고통스럽게 여기는 것을 말할 수 있게 되어 사람이 희망이 되게 하고 있다. 장애인들이 직업훈련과정을 통하여 자신만의 꽃으로 활짝 피어나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고 있다. 지역주민의 삶을 돌보는 정치를 이뤄가기 위해 시민의 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데이비드 호킨스는 인간의 의식 수준을 숫자로 나누어 200을 임계점으로 잡았다. 의식수준 200에 이르기까지 생명들은 매우 경쟁적이고 이기적이라고 한다. 의식수준 200이상부터 생명의 본성은 보다 조화로워진다고 했다. 성공한 사회가 소중히 여기며 드러내는 것 중 몇 가지를 이야기한다. 공정한, 공평한, 균형 잡힌, 배려하는, 우호적인, 의지할만한, 세상의 소금, 정직한, 따뜻한, 사랑, 평화 등이다. 평택시민재단이 그동안 지향하며 활동해 온 것들과 다를 바 없는 것들이었기에 평택 시민들은 공동체를 파괴하려고 하는 것에 저항하는 용기를 낼 수 있게 되었다. 개인의 욕망으로 공익을 버리는 것을 보고 당당하게 맞서는 힘이 생겼다. 지금도 답답하고 힘든 지역주민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평택시민재단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시민들의 아픔을 치유하며 함께 해결할 단체로서 의지할만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평택시민재단이 후원을 요청할 때 시민들은 십시일반으로 후원을 한다. 우호적이다. 따뜻함을 맛본 시민들이 따뜻함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다. 평택시민재단이 평택을 사랑과 평화가 확산되는 사회로 만들어 가는 구심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는 표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평택에도 시민이 꽃이 되어 서로를 성장시키며 시대와 상황에 따라 피어나는 사람 꽃이 지천인 평택시민재단이라는 꽃밭이 있다.
* 이글은 평택시민재단 소식지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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