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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인구 증가보다 시민의 행복지수가 목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어제 언론기사를 보다 경기도 31개 시·군 중 계획인구와 실제인구 간 차이가 가장 큰 지역이 평택이라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시민에게 최적의 생활환경을 제공하고 대규모 도시계획을 수립하는데 밑바탕 격인 인구수 예측에서부터 과다 포장이 이뤄지면서, 세금이 적재적소에 투입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평택시는 지난 2018년 12월 발표한 ‘2035년 평택 도시기본계획 수립’ 보고서에 2025년 계획인구를 85만 명으로 계산했으나, 같은 해 실제인구는 이보다 23만9천598명(약 28% 오차) 적은 61만402명에 그쳤다.”
그 와중에도 평택시는 지난 3월 100만 특례시 진입을 위한 평택시 '2040 도시기본계획'을 발표했는데 2040년 계획인구를 105만4천 명으로 잡고 있다. 도시기본계획은 도시의 미래상과 공간 구조, 주요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최상위 법정 계획이다.
평택시 도시기본계획 계획인구 목표가 달성됐으면 현재 평택시는 85만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계획인구 목표가 한참 미달 되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60만 시대에서도 도시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면서 인프라는 부족하고 정주환경의 질은 나빠지고 있다. 이런 준비 상태에서 인구만 늘어난다면 고스란히 그 피해는 살고 있는 시민들의 몫이 될 것이다.
인구만 늘어난다고 도시의 삶의 질이 좋아지지는 않는다. 현 상태로 100만 특례시가 되어봤자 지대상승과 개발업자들에게는 이익이 발생하겠지만 시민들에게는 대도시라는 상징성 외에 체감할 수 있는 혜택과 달라지는 것은 없다. 오히려 삶의 질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든다.
인구 60만 시대 평택의 현실은 벌써부터 심각한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주거 공급 과잉으로 인한 아파트 분양 문제, 신도심과 구도심의 격차 심화와 구도심 슬럼화, 농촌의 소외와 정주환경 악화, 권역별 불균형 심화, 미세먼지·악취·주차난 등 생활환경 악화, 외지인과 토착민의 이질화와 공동체 해체, 부의 역외 유출 등 부작용과 후유증이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인구 60만의 시대는 되었지만 인프라 부족은 심각해 지고 있는 것이다. 평택시가 100만 인구의 도시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도시계획을 세웠지만 60만 시대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자성이 필요한 것이다.
행정은 매너리즘에 빠져 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관료주의, 권위주의 행정으로 퇴행되고 있고 시대와 시민들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평택시 행정은 주민참여의 활성화, 공공의 문제에 관한 토의 활성화, 권력을 잘 배분하는 민주적 시스템 구축에 실패하고 있다. 다양한 개발여건 등으로 복잡한 도시 특성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종합적 전망과 대책은 도시기본계획에도, 정치와 행정에서도 매우 미흡하다.
60만 인구 시대가 행복하십니까? 물어본다면 선뜻 ‘행복하다’ 답하기 어려울 것 같다. 100만 인구 평택이 행복할 것 같습니까? 물어본다면 자신있게 행복할 것 같다고 답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돌이켜보면 40만 인구 시대가 행복했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서 평택시나 지역사회는 도시의 발전을 양적 성장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고루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인구로 도시의 질을 평가하는 개념은 그 역할을 다 했다. 인구증가와 개발이 강조될수록 지역사회가 더욱 공허함과 갈등의 골이 깊어져 왔던 이유는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오히려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는 행복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공공재로 인식하고 좋은 삶을 위해 평택시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다. 시민 행복 증진을 위해 정책적 노력을 다하겠다는 심기일전의 자세로 60만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평택시가 미군기지 평택이전, 고덕신도시, 삼성전자 유치, 각종 산단, 택지개발 등 달콤함에 취해 과도한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에 맞는 인프라 확충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면서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냉철하게 돌아봐야 한다. 이제는 과도한 인구계획, 개발계획, 다양한 도시문제에 대한 진단과 대책마련, 시민 행복중심의 새로운 도시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지역사회의 수준도 대도시의 시민다움을 갖고 있는지 성찰해야 한다. 이윤과 틀림을 우선하는 욕망의 문화, 공감능력과 공공성, 합리성이 떨어지는 지역풍토는 변화와 혁신이 없는 한 더욱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공동체의 공공선에 대한 공론이 요구된다.
개발만이 성장, 인구 증가만이 성장이라는 패러다임에서 순환과 공생의 사람중심 도시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인구 60만도 제대로 담지 못하고 있는 도시에서 이제는 내적 성숙, 관리하는 도시계획, 문화적 도시계획으로 기본 방향이 변화되어야 한다.
삼성과 미군기지에만 의존하는 단시각적 접근에서 벗어나 지정학적 장점을 살린 미래 산업의 육성과 다각화, 농촌환경의 재구조화, 소통의 민주적 시스템화 등이 요구된다. 그러다 보니 이번 지방선거는 준비된 리더십과 철학을 가진 이들이 나와야 한다. 60만 평택시대를 맞아 시민들과 함께 어떤 가치와 방향성을 갖고 평택의 미래를 열어가야 하는지를 찾아야 하며, 더욱 살기 좋은 평택시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자는 다짐의 시간이 돼야 한다. 이제는 양보다는 질로의 변화, 개발성장에서 사람중심의 가치로 근본적인 혁신이 이뤄져야 하며, 지역사회의 틀을 온전히 바꿔나가야 한다.
평택의 인구정책과 정치는 이제 숫자를 향한 경쟁에서 벗어나, 적정인구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출발점으로 삼는 전략으로 재설계되어야 한다. 이제 평택의 인구정책은 분명한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목표를 ‘인구 증가’에 둘 것이 아니라, ‘정주 안정’에 두어야 한다. 지금, 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떠나지 않아도 되는 도시를 만드는 것, 살고 있는 시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정책이 인구정책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그것이 인프라 문제가 심각한 평택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책임 있는 길이다. 도시는 결국 사람의 선택으로 남는다. 그리고 사람은, 머물 이유가 있는 곳에 머문다.
//2026년 4월 22일. 이은우(평택시민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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