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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대 평택시의회 의원 당선인들에게 드리는 제언
먼저 제9대 평택시의회 의원으로 시민을 대표해 막중한 역할을 해 나갈 당선인들에게 축하의 마음 전합니다. 특히 9대 시의회는 지방자치법이 개정되면서 책임과 권한이 강화된 만큼 그 무게에 맞는 의정활동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시민의 선택을 받은 당선인들은 민심이 천심임을 늘 잊지 않기를 당부합니다. 만약 시의원들이 정파적 이해관계나 사익만 내세울 경우에는 반드시 심판하게 될 것입니다. 9대 평택시의회는 시민들을 대변하고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에만 존재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지방자치의 가장 바탕이 되는 제9대 평택시의회의 좋은 역할을 기대하며 몇 가지 제언을 드립니다.
1. 9대 시의회는 8대 평택시의회를 ‘반면교사’ 삼길 바랍니다.
8대 평택시의회는 역대 시의회 중 가장 좋지 않은 평가와 우려가 많았던 의회였습니다. 개원 이후 의원간 욕설, 자질 논란, 성비하 발언, 거수기 노릇, 갑질 행태, 특권의식, 이해충돌 문제 등으로 시민이 시의원을 걱정해야 하는 일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재선이 된 당선인들은 반성과 성찰을 통해 의회의 역할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책임감을 더 가져야 할 것입니다.
8대 시의원 중에서는 나는 시민들과 가진 힘의 정도가 다르다는 표식을 원하기도 했으며, 시민에게 위임받은 권한을 원래 내 것인 것처럼 착각하기도 했습니다. 준비되지 않거나 자질이 부족한 사람이 공천제도, 선거문화의 문제점 속에서 시의원이 되니 시민을 우습게 여기기도 했습니다. 9대 시의회 당선인들은 시의원들의 모든 권한은 시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8대 시의회는 견제기능, 정책적 개혁성과 참신성, 주민참여의 매개자란 인식의 부재로 시의회의 존재가치를 부각시키는데 실패했습니다. 제8대 평택시의회는 낭비성 해외연수, 취업청탁·인사개입, 의전과 위세 내세우기, 선심성 나눠먹기 예산편성과 심의, 인허가·지자체 발주공사 알선 등 이권개입, 골목대장 의식, 특권과 반칙 등의 잘못된 관행·부패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9대 평택시의회는 달라질 수 있을까요? 달라져야 하며 달라질 것이라 기대합니다.
제9대 평택시의회 당선인들은 시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맞는 의정활동을 해야 합니다. 군림하는 자가 아니라 잘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제대로 된 시의원이 없다는 냉소적 목소리가 9대 시의회에서는 나타나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9대 시의회는 시민사회와 소통하는 시의회, 시민의 목소리를 크게 듣는 시의회, 시민을 주인처럼 여기는 봉사하는 시의회, 특권과 반칙보다는 원칙과 상식에 부합한 시의회, 견제와 감시에 충실한 시의회로 거듭날 것을 진심으로 바랍니다.
2. 9대 시의회는 지난 의회처럼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었는데 상생과 협치, 포용력을 보여주는 의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8대 평택시의회는 당파성과 패권성이 과도한 일부 의원들로 인해 정치색이 있어야 할 필요성이 전혀 없는 기초의회마저도 정당별로 편을 가른 진영싸움의 장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서로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역의 현안을 협의해야 할 기초의회에서마저도 당이 다르면 배척하고, 정치색만 앞세우면 어떻게 서로 협력하며 진정한 풀뿌리 지방자치를 실현할 수 있겠습니까? 지역살림을 논의하는 평택시의회 의원들이 정치색을 띠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시장부터 시의원까지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지역선거 결과를 보면서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민사회와 언론의 적절한 견제와 감시가 더욱 필요해 진 것 같습니다. 9대 시의원들은 소속 정당별로 지역위원장의 심부름꾼, 정당의 대리인, 시장의 꼭두각시 역할은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시민만 바라봐야 합니다.
3. 9대 평택시의회 의장단 구성은 합리적 문화와 지역배려 관례를 존중해야 합니다.
평택시의회를 포함하여 지방의회를 둘러싼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해 충돌, 권한 남용, 부적절한 언행 같은 비윤리적 행태를 넘어 현행법을 위반해도 징계를 받지 않는 초법적, 제왕적 권력 행사가 이어지자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절박한 현실에서도 9대 평택시의회 전반기 의장단 선출을 앞두고 꼴불견 이합집산, 당리당략에 따른 갈등, 중앙정치의 개입논란 등이 불거진다면 시의회의 위상과 존재가치는 곤두박질 할 것입니다. 6대 평택시의회의 경우 의장단 선출과 관련한 당리당략 갈등으로 인해 장기간 파행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는데 9대 시의회는 합리적 관행을 존중하며 순리와 상식의 관점으로 원만하게 의장단 구성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정당공천제가 도입된 4대 때부터 8대까지의 20년간 평택시의회 의장단 선출 과정을 보면 전반기 의장은 다수당의 을선거구 다선의원이, 후반기 의장은 다수당의 갑선거구 다선의원이 맡아 왔습니다. 부의장은 지역대표성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의미로 전반기에 을선거구에서 의장을 맡으면 제2당 갑선거구 다선의원이 부의장을 맡고, 후반기에 갑선거구에서 의장을 맡으면 을선거구에서 부의장을 맡는 합리적 문화가 이어져 왔습니다. 즉, 전반기는 을선거구, 후반기는 갑선거구에서 의장을 맡아 온 것입니다.
현재 8대 시의회의 경우를 보면 전반기는 을선거구의 권영화 의원(민주당)이 의장을 맡고, 부의장은 갑선거구의 이병배 의원(국민의힘)이 맡았으며, 후반기는 갑선거구의 홍선의 의원(민주당)이 의장을 맡고, 부의장은 을선거구의 강정구 의원(국민의힘)이 맡아 왔습니다. 의장단 구성에 있어 선거구 특성을 고려하고 존중해왔던 지역대표성과 배려와 상생의 원칙이 9대 의회에서도 이어져서 불필요한 갈등과 논란이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20년이 넘는 평택시의회 역사에서 합리적 문화로 자리 잡은 의장단 선출 관례가 차기 총선을 앞두고 정당과 지역위원장의 유불리에 따라 흔들리거나 훼손되지 않길 바랍니다. 그럴 경우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발생시켜 의회의 권위를 훼손할 것입니다. 지방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존중한다면 지방자치를 훼손하는 행위에 지역위원장들이 나서지 않아야 하며, 당선인들도 합리적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의장단 선출은 합리적 문화와 관례, 시의원들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합니다.
4. 새로 선출될 시의장은 당파적인 의회운영이 아니라 협치를 실현하면서 의회의 품격을 높여 내야 합니다. 의장다운 품위가 필요합니다.
평택시의회 의장은 지역에서 의전서열상 시장 다음으로 존중을 받으며. 의회를 대표해 시민들에 대해 의회를 대변하면서 의회와 의원들의 기능과 활동이 적절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런 점에서 의장은 다수당 소속이라 하더라도 소속 당만을 위한 의장이 아니라 전체 의원들의 의정활동 지원에 힘쓰며, 당파성을 배제하고 중립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시민의 살림살이를 다루는 의회에서 당파성이 과도한 시의원이 의장이 된다면 파행적 의회 운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초의회에 당파성은 필요 없습니다. 시민을 위한 봉사성만 필요합니다.
덴마크나 핀란드, 스웨덴 등은 국민이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나라입니다. 그들 나라의 공통점은 선출직 공직자들이 전혀 특권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오로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선출직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입니다. 특권의식은 부적절한 행위와 부패를 유발합니다.
특권의식과 부적절한 논란과는 거리가 먼 지역민들에게 존중을 받는 의원이 시의장과 부의장이 되는 것이 의회의 품격을 높이는 것입니다. 의장은 의장다운 품위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의회의 권위가 섭니다. 특정 정당이 아닌 지역민의 눈치를 보고 지역민을 위해서 봉사하는 시의원들이 존재하고, 특권의식 없이 진정으로 시민에게 봉사하는 자세를 가진 의장단이 의회를 이끌어 갈 때 평택시의회도 바로 서게 될 것입니다.
5. 의장단 선출 방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시민사회 활동을 하며 시의회에 지속적으로 의견을 낸 사안 중에 하나는 의장단 선출 방식의 변화였습니다. 현재의 의장단 선출 방식은 후보 출마나 정견 발표 없이 과반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기표용지에 시의원 중 한명의 이름을 써내는 ‘교황 선출 방식’입니다.
교황식 선출 방식은 누가 의장단으로 출마할 지 알 수도 없고 정견을 발표하는 시간도 없어 사실상 이해관계에 따른 줄서기 투표를 조장하는 비민주적인 제도입니다. 그동안의 평택시의회 의장선출 문제도 다수당이 밀실에서 모든 직책을 내정하는 교황식 선출 방식과 낡은 관행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일부 시의회에서 의장단 선거절차를 보다 투명하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전환하고자 회의규칙 일부를 개정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적지 않은 시의회가 선거일 2일 전까지 의장, 부의장 후보자 등록을 하고 정견 발표를 각 10분씩 하는 민주적 선출방식으로 제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좋은 제도는 평택시의회도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요?
9대 평택시의회 의장단 전반기 선거부터라도 절차상 민주성과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기존의 낡은 선출방식에서 후보자 등록, 정견 발표 등의 방식으로 개선하길 제안합니다. 의장이나 부의장이 되고자 하는 의원은 후보등록을 하고 동료의원과 시민들 앞에서 정정당당하게 정견을 발표한다면 의장단의 위상도 올라가고 더 힘 있는 의장단이 되지 않을까요? 시민의 알권리도 충족시키면서 당선 후에는 시민들의 올바른 평가도 받을 수 있고 풀뿌리민주주의 정착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6. 권한과 책임이 높아진 만큼 공공의식과 윤리의식도 높은 의원상을 보여줘야 합니다.
지난 평택시의회는 직권을 남용해 사적 이익 추구에 나서고 있는 시의원들에 대해 제 식구 감싸기 모습을 보이면서, 시민을 위한, 시민만 바라보는 의정활동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새롭게 바뀐 지방자치법 개정의 방향은 크게 지방의원에게 ‘당근’과 ‘채찍’을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지방의원의 비리·행태를 감시하는 기구를 두고 의정활동을 공개하는 것과 정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 전문위원직을 새로 만들고 의회의 인사권과 독립성, 자율성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그런 만큼 9대 평택시의회는 그에 합당한 공공의식과 윤리의식을 보여줘야 합니다. 의회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강화되고, 의정활동에 대한 책임감을 더욱 가져야 합니다.
어떤 의회는 부정·비리가 구조화된 공범 카르텔이라는 소리도 들었지만 솜방망이 징계와 제 식구 감싸기로 인해 큰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평택시의회도 시민단체에서 모 시의원 문제에 대해 윤리특위 제소를 하였지만 제 식구 감싸기, 시간 끌기 행태만 보였습니다.
윤리특위가 의무화된 상황에서 요식행위로 윤리특위가 진행되지 않도록 엄격한 윤리의식을 시의원들은 가져야 합니다. 윤리심사자문위원 구성도 의원과 친분이 있거나 의원들 편에 설 인물을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공익성이 강한 시민단체, 경찰 같은 외부기관이 위원 구성을 맡도록 해야 합니다.
이해 충돌 방지를 위한 대책도 철저하게 세워야 합니다. 현재 최소한의 겸직은 허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의무적으로 신고하고 공개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엄격하게 이해 충돌을 막는 의회 운영, 의원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합니다. 필요하다면 겸직 금지 조항을 엄격히 두고 의원 연봉을 직책에 맞게 현실화 하는 방안 역시 논의가 필요합니다. 시의원들은 예산 심의, 지자체 사업 계약, 인허가 관여 권한이 있는 만큼 비위를 막기 위해서라도 이해 충돌 방지 노력은 강화돼야 합니다.
또한, 아직은 한계가 있지만 시의원의 의정활동을 돕는 전문위원이 늘어나는데 ‘시간 선택제 임기제 공무원’ 선발과정에서 정실 채용, 친인척 채용 비리는 나타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의회 진입 가능성이 낮은 소수 정당과 무소속 후보의 출마 포기가 속출하다보니 지방의회가 거대 양당에 의해 분할 점유된 느낌마저 듭니다. 의회를 분점 할 수 있는 여건을 거대 양당이 직접 만들어 가니 권력 사유화의 극단을 보는 듯합니다.
공천, 선거구 문제는 특히 심각합니다. 그 폐해는 무투표 당선을 통해 집중적으로 나타났습니다. 평택도 비례시의원까지 8명이 무투표 당선이 되었습니다. 무투표 당선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고, 선거공보물도 발송되지 않았습니다. 유권자들이 출마 사실조차 알 수 없는 ‘유령 당선인’이 된 것입니다. 흉악한 전과가 있어도 사전에 걸러낼 수 없습니다. 시민의 참정권 침해는 물론 선거 자체에 대한 근원적 회의를 유발해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합니다.
9대 시의원들은 당선된 현실에 자족하지 말고 생활정치 실현을 위한 정당법 개정 등 정치개혁운동에 나서야 합니다. 전국의 지방의회와 손을 잡고 지금의 왜곡된 공천, 선거구, 정당법 등을 바로 잡아 나가길 희망합니다.
7. 시의회와 시민사회는 동반자가 돼야 합니다.
시의회와 시민사회는 본질적으로 시 집행부에 대한 합리적 견제와 감시, 좋은 지역사회 만들기, 시민의 행복한 삶의 질 실현, 풀뿌리 민주주의 활성화를 위한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평택은 지역사회의 다양성이 발현되고 인간의 가치와 개성이 존중받는 사회로 변화해야 합니다. 시민이 지역정치의 주인이 되고 풀뿌리 주민자치가 실현되도록 함께 해야 합니다. ‘좋은 평택’, ‘시민에게 자부심을 주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지방자치 혁신은 미룰 수 없습니다. 새로운 접근과 열정, 실천이 요구되는 지역현실에서 시의회와 시민사회가 함께 해 나갈 일이 많아지길 희망합니다. 일상 속에서 해법을 찾고 대안을 모색하는 생활정치를 위한 동반자가 되면 좋겠습니다.
2022년 6월 16일
평택시민재단 이사장 이 은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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